
From A Basement On The Hill
엘리엇 스미스의 유작앨범, Either/or으로 시작하고 싶었으나 디지팩 [한정할인]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
그의 음악 필모그래피를 역행하는 코스를 선택하게 되었다.
새 음반을 들을 때, 노래 제목은 거의 보지 않고
앨범 전체를 한 번 쓱 들으면서 남기고 싶은 음악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하는데
(바로 이런 이유에서 라디오PD를 해먹기는 글렀다)
이 앨범에서는 'coast to coast'가 그렇다.
띄엄띄엄 들어서 그런지, 훅하는 느낌은 아직이다

Song Book : Play With Him
벼르고 벼르다, 선물용으로 두 개를 사야하나 고민하다, 통장 잔고를 삼고초려하다
윤상옹의 귀국 콘서트도 놓쳐버렸으니, 대충 싸이bgm으로 때울까 하다가
나중에 박스셋 초판 구한다고 난리부르스 추태부리지 말고 있을때 잘하자 싶어 이번 기회에 데려온 '쏭 북'
윤상옹의 노래들은 'Nobody Nobody But You'같은 중독성 강한 후렴구 없이도 습관처럼 기억된다
제목도 모르고, 따라 부를만큼 딱히 생각나는 가사도 아닌데 그렇다.
그 것이 구조적인 멜로디 전개이든, 유려한 가사이든 찾아서
셈을 해보면 서너가지쯤은 후루룩 적어내려 갈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 한 밀리언셀러 FM 플레이 리스트 중 한 곡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가려진 시간 사이로(song by 윤건)'는 특히 좋다
원곡에 많은 터치를 하지 않은 듯 한 편곡인데, 비오는 날 카페앞을 지나 갈 때 코끝을 스치는 물에 젖은 흙향기와 커피향이 절묘하게 섞인 듯 한 윤건의 보컬이 곡을 두 번 살린 느낌이랄까
'소리 (song by W&Whale)'는 자꾸만 두세번씩 반복해서 듣게된다. 유 윈 !!
편곡의 테크니컬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지만, 심드렁하게 읊조리는 윤상옹 보컬의 원곡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을만큼 '오페라의 유령' 스타일로 재탄생한 곡
SK 브로드밴드 CM으로 귀에 익숙한 W&Whale 보컬, 이 분!!
딱, 플럭서스에서 좋아할만한 스타일의 중성적인 보이스, 능수능란한 강약조절로 한층 또렷하게 가사 전달력을 높였다. 캡틴 웨일, 이 분 쫌 주목할만한 보컬리스트 !!
하아, 격하게 편애하는 정화언니지만 어째서 윤상옹은 '사랑이란'을 엄정화에게 허락한 것일까
의도된 불안정함으로 떨리는 감성을 전달하려 한 것일까, 아님 대체 왜왜?
유일하게 ▶▶ 누르게 되는 트랙이 되어버림

One Quiet Night
사실, 아직 2월 마지막 주에 데려온 Charlie Haden의 <Nocturne>앨범에 대한 총체적인 느낌없이
앨범 타이틀부터 너무나 유사한 이 앨범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DJ.유 때문이다.
집에서 듣고, 차에서 듣고, 빌려주고 하다가 CD를 잃어버렸는데 그럼에도 계속 찾게되는 앪범이라 세 번씩이나 다시 샀다는 그의 매우 사적인 리뷰에 이 음반을 선택한 단 하나의 이유라면 부끄러워해야 하겠다만
종점다방에 그 때 DJ유.가 언급했던 그 앨범 뭐였는지 아세요? 하는 질문에
몇몇 다방민이 나와 같은 이유로 이 음반을 사들였다는 답글을 보고는 그저 웃었다
그렇게, 주절주절 써봤지만 매우 심플한 동기로 Pat Matheny를 시작했다
시작했다. 그렇다!
음악도시 시절부터 DJ유.가 마르고 닳도록 극찬하고 자주 소개하고
그 역시 조동익(그의 정신적 사부님)으로부터 '이제 팻 매쓰니는 그만 해야지'하는 말 한마디에
팻 매쓰니 찬양 혹은 몰입을 그만 두었다는 나만큼이나 단순한 이유로 다른 장르의 음악과 뮤지션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팻 매쓰니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면서도 꿈쩍도 안했었다
'자신없으면 시작을 말자!'하는 심정으로다가
그렇게 한없이 편안하고 유한 음악을 듣는데 왜그리 심적 부담을 느꼈는지, 느끼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정말
앨범리뷰같은 것은 찰리 해이든의 녹턴이 시들해질 때 쯤 전격비교 스타일로 올려볼까 생각중

SOLIDATE
솔리드가 공식 기자회견도 없이 해체 후 각자의 길을 가버렸을 때, 일면 예견된 결말이라 애써 위안했지만 그 때의 서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컸다. 졸업기념 동남아 유람 후 맞딱뜨린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발표나, 故김성재의 의문사는 너무 놀라 눈물도 안나오고, 그저 먹먹하기만 하다가 후에는 어떤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반면에 내가 유일하게 활동모습을 챙겨보고, 듣고하며 너무나 아꼈던 솔리드의 해체는 그리움이 아니라 약간의 배신감과 커다란 서운함으로 남아있다.
이제는 그 희귀한 솔리드 라이브 앨범까지 구해, 솔리드 전 앨범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10시대 라디오에서 '이 밤의 끝을 잡고'를 듣고 다음 날 바로 구입했던 2집을 시작으로, 동네 음반가게를 모두 돌아다니며 구했던 1집, 발매일을 사수하며 들었던 3집까지 모두 테잎으로만 갖고있었다. 그런 이유에서 언젠가, 서울음반에서 딱 봐도 구라였던 '솔리드 컴백 초읽기'를 퍼블리시티할 때 나왔던 베스트 음반이 한 때는 심지어 브로마이드에 엽서까지 사모으며 열렬히 좋아했던 그룹, 어느 트랙을 들어도 버릴게 없던 음반인 솔리드의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저속한 방법뿐이었다.
그렇게나 열심히 듣고, 모으고 했던 솔리드의 앨범인데 이미 5년도 더 전에 고장난 테잎데크 핑계가 아니더라도, 너무 많이 들어서 조금 늘어난 테잎을 다시 꺼내 들을 일은 좀처럼 없었다.
무심결에 들어가 본 학교 앞 허름한 중고음반가게에서 기적처럼 평생 가질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솔리드 라이브]앨범을 얻고, 2집과 3집을 홀드해서 데려오고, 역시 좀 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할 것 같은 마두역 레코드가게에서 희귀하디 희귀한 1집을 얻었다
그리고 고민했다
4집, 테잎으로도 없는 그 4집-솔리드의 마지막 앨범
새 앨범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그 시절
새벽3시가 넘어하는 심야 FM방송에 잠깐 출연한 컴백 첫 방송을 들으며, 타이틀 곡이라고 틀어준 '끼리끼리'는 이건 뭐 제목부터 왕따 주제가도 아니고, 정말 이건 아니지 싶었다. 너무나 솔리드답지 못 한 곡을 심지어 타이틀 곡으로 결정하다니, 아니 그런 곡을 앨범에 싣다니 '끼리끼리'의 충격이 너무 커서 뒤이어 흘러 나오는 '사랑', '날 사랑할때까지'는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세련된 쓰리피스 정장을 입고 무대에 섰던 2~3집 활동 때 함께했던 코디네이터와는 계약이 끝났는지 형광녹색 옆줄이 들어간 화이트색상의 비닐소재 무대의상은 타이틀곡 선정 실패보다 더 끔찍한 실패작 그러고보니, 넉넉한 제작비도 없었을 때 만들었던 1집 때보다 못 한 커버디자인은 또 어떻고..
왜 그랬니
요목조목 大실망이었기에, 앨범구매도 인기가요 시청도 나몰라라 했었다.
같은 이유에 토라짐을 더해 후에 몇 번의 기회가 더 있었음에도 4집 앨범만큼은 모른척했다가, 최근 꽂혀있는 향뮤직 중고CD 리스트에 상태가 양호에 보이는 녀석이 올라왔길래 마구 샘솟는 '솔리드 全集'을 보유하고 싶은 욕구를 이유로 미운털 콕 박혀있던 솔리드 4집을 무사히 데려왔다.
어느 구절을 틀어도 따라부를 수 있을만큼 익숙한 1~3집에 비할 수는 없지만 몇 안되는 극편애모드였던 뮤지션이었던만큼 더 나이들어 암기력 떨어지기 전에 열심히 외워봐야지